왜 배움의 연결망(네트워크)이 필요한가

 

매년 6~7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학교 밖으로 나오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통계조차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벗어난 학생의 누적 인원이 36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 중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 가능한 청소년은 불과 8만명 밖에 되지 않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에서 『학교밖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갈수록 학교밖청소년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가족공동체의 기능이 갈수록 약화되고 학교 외 다른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교육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너무 ‘학교스러워진’ 대안학교도 이제는 대안이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이는 분명 부메랑이 되어 다음세대를 심각하게 위협할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는 요즘 다음세대가 살아갈 미래사회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에 따른 교육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선진 국가들은 미래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무엇인지 저마다 골몰하고 있다. 즉 전통적인 학교태態나 교육상想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서둘러 우리를 둘러싼 교육생태계를 성찰함과 동시에 ‘교육은 곧 학교’라는 통념을 깨고 배움터에 대한 새로운 상상으로 교육혁명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적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온 각자의 이해와 아집을 버려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사욕을 버리고 서로 합력해야 하지 않는가.

다음세대를 위한 배움터는 기존의 ‘교육=학교태’라는 통념을 벗어나 ‘배우려는 자’와 ‘배움을 나누려는 자’가 만나는 ‘곳’이다. 따라서 학교라 규정하는 물리적 공간, 특정 교과, 교사와 학생 수 등에 제한되지 않고 오히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구성원 간의 공유가치가 중요하다. 서로가 공통하는 공유 가치를 지님으로 구성원 간의 정체성이 생기고 이는 혈연, 학연, 지역의 관계를 뛰어넘어 ‘우리’라는 의식을 형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가족, 마을, 학교, 기관 등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나 드넓은 자연에서 배움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는 네트워크 중심의 배움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곳이 배움의 장이다. 그러기에 교실이나 학교, 지역, 국경, 문화 등 특정한 공간과 경계를 뛰어 넘어 세상을 걷고 기도하며 사랑하는 배움을 지향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얕은 지식을 암기하는 학습이 아니라 배우려는 누구나 삶의 길잡이를 통해 넓게 읽고 깊게 묻는 법을 깨달아 스스로 배우고 익힐 줄 아는 말 그대로의 학습學習의 본질을 궁구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조적이고 탁월한 전문성을 지닌 배움을 지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모든 이들이 모든 곳에서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움의 연결망을 구축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지구별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책임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